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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 아니라, 정보가 불완전하고 운이 개입된 상황에서 어떻게 더 나은 결정을 (대응) 내릴 것인가를 끊임없이 훈련하는 과정입니다. 이 주제를 가장 명료하게 풀어낸 책이 바로 Annie Duke의 『Thinking in Bets: Making Smarter Decisions When You Don't Have All the Facts』입니다.

 

저자 Annie Duke

Annie Duke는 컬럼비아대에서 심리학 박사,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인지과학을 연구했고, WSOP와 NBC 챔피언십을 모두 제패한 유일한 여성 프로 포커 선수입니다. 누적상금 여성 1위를 기록한 그녀는 은퇴 후 세계적 금융기관과 기업에서 의사결정·불확실성·리스크 관리 강의를 하며, 청소년 의사결정 교육, 자선, 미디어 등 다양한 공익활동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핵심 개념: 불확실성을 확률로 사고하라

 

불편함 속에서 결정하기

애니는 불확실성을 두 가지 형태로 구분합니다.

1. 정보의 불완전성(인식론적 불확실성): 우리가 가진 정보가 불충분할 때

2. 운의 개입(알레아토릭 불확실성): 운 자체가 결과를 좌우할 때

 

투자든 포커든, 결과는 '실력과 운의 함수'입니다. 정보가 완벽하더라도 세상은 확률적으로 움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확률로 사고하고, 불확실함을 인정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애니는 투자 구루 하워드 막스(Howard Marks)의 말을 인용합니다.

"최고의 투자 결정은 편안함 속이 아니라 불편함 속에서 나온다."

 

즉, 자신이 틀릴 가능성을 열어두고 복수의 시나리오를 계산할 줄 알아야 합니다. 불편함 속에서 차분히 확률을 계산할 줄 아는 사람, 바로 그것이 뛰어난 의사결정자의 특징입니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평가하라

이 저서 『Thinking in Bets』에서 애니는 '결과주의(resulting)'라는 개념을 제시합니다. 사람들은 의사결정의 질을 결과의 좋고 나쁨으로 판단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착각입니다. 왜냐하면 좋은 결과가 '운'의 산물일 수도 있고, 나쁜 결과가 '좋은 판단'의 결과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포커 연습 시, 스승과 함께 자신이 플레이한 핸드를 처음부터 끝까지 복기하되, 결과를 말하지 않는 방식을 썼다고 합니다. 그래야 평가가 결과에 오염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투자자 역시 동일한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성과를 평가할 때 결과 중심이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의 질을 검토하는것을 추천합니다.

 

 

인지적 함정에서 벗어나기

인간이라면 누구나 인지적 편향(cognitive bias)을 갖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두 가지입니다.

 

1. 자기편의 편향 (Self-serving Bias)

성공 시에는 자기 실력 덕이라고 여기고, 실패하면 운 탓이나 남 탓을 합니다. 이 편향은 자기방어에는 도움이 되지만, 자기 개선을 가로막고 과신(overconfidence)을 불러옵니다.

 

2. 손실회피 성향 (Loss Aversion)

사람은 같은 크기의 손실이 이익보다 약 1.4배 더 크게 느껴집니다(손실의 고통 1 : 이익의 기쁨 0.7).

 

이로 인해 다음과 같은 행동이 나타납니다:

- 수익이 나면 "익절"을 너무 빨리 한다

- 손실이 나면 되레 "물타기"를 하며 위험을 키운다

 

이는 포커에서 흔히 말하는 "틸트(tilt) 상태"와 유사합니다. 감정에 휘둘린 채 전략이 아닌 충동으로 베팅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편향을 인식하고 사후 복기(postmortem)와 사전 검토(premortem: 투자 실패를 미리 가정하는 사고훈련)를 통해 오류 반복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만두기'는 용기가 필요한 전략이다

애니는 다른 저서 『Quit』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진짜 승자들은 자주, 그리고 빨리 포기한다."

단순한 "손절"이 아니라 '전략적 중도 포기(Strategic Quitting)'입니다. 손실을 인정하고 자원을 더 나은 기회로 재배분하는 행위가 필요합니다.

 

알렉스 호놀드의 교훈

세계 최초로 요세미티 '엘 캐피탄'을 프리 솔로로 등반한 알렉스 호놀드. 그러나 처음 도전했을 때는 중간에 멈추고 내려왔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촬영팀과 동료들이 있었지만, 그는 위험을 감지하자 즉시 결단을 내렸습니다.

 

1996년 에베레스트 참사

반대로, 악천후에도 정상을 향해 계속 오른 등반대가 결국 8명의 생명을 잃었습니다. 정해둔 '턴어라운드 타임(turnaround time)'을 무시했기 때문입니다. 목표달성 욕구가 강할수록 우리는 멈춰야 할 때 멈추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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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크라이테리아(Kill Criteria)'를 미리 정하라

투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손절 기준을 명확히 정해두지 않으면 감정이 판단을 좌우합니다.

 

킬 크라이테리아는 단순한 가격 목표가 아닙니다!

투자 논리의 근거(펀더멘털)가 깨졌을 때

투자 목적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때

상관관계나 리스크 특성이 변했을 때

 

중요한 것은 처음 진입할 때 이를 명시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감정적 상태에 휘둘리지 않고 이성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책에서 저자는 강조합니다! "요가나 헬스처럼, 새로운 투자 역량 역시 꾸준한 적용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포커가 알려주는 10가지 투자 교훈

교훈 적용 포인트
1. 결과는 실력과 운의 합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과정을 복기하라
2. 확률로 사고하라 성공·실패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계산하라
3. 정보 부족에 익숙해져라 불확실성 속에서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훈련하라
4. 자기편의 편향 경계 내/외부 평가를 병행하라
5. 과정의 질이 중요 트레이딩 저널 작성, 사후 복기 필수
6. 투자 편향 인식·완화 외부 시각, 반대 의견 활용
7. 모든 거래엔 정보가 있다 '왜' 샀고, '왜' 팔았는지 항상 기록하라
8. 포기의 기술을 익혀라 킬 크라이테리아의 실행력
9. 진입 시 매도 기준 설정 충동적 행동이 아니라 사전 약속대로 진행하라
10. 킬 크라이테리아는 가격이 아닌 논리 투자 논리의 붕괴를 기준으로 퇴장하라

 

 

 

결국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확률적 사고와 과정을 중시하는 결정력'입니다.

 

포커 챔피언 애니 듀크가 강조하듯, 장기적으로 성공하는 투자자는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의사결정 과정을 꾸준히 개선합니다.

 

위 교훈들을 투자노트에 체크리스트로 적용해보세요. 이것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투자자의 습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