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Valuation)은 오랫동안 많은 경제학자와 투자자들을 당혹스럽게 해왔습니다. "너무 비싸다"는 경고가 끊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왜 미국 증시는 역사적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까요? 최근 Andrew Atkeson 연구팀의 분석(2026)을 토대로, 미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어떻게 주가를 끌어올렸는지 그 거시적인 이유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보고서 원문: https://www.nber.org/papers/w34748 1. 노동의 몫이 줄어들면 자본의 몫이 늘어난다미국 경제의 가장 뚜렷한 트렌드 중 하나는 '노동소득 분배율의 하락'입니다. 과거에는 기업이 벌어들인 부(GVA, 총 부가가치) 중 상당 부분이 근로자의 임금으로 나갔지만, 이제는 자본(..
최근 이란 전쟁을 비롯한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해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에너지 가격의 변동성은 글로벌 경제에 큰 하방 압력을 가하는 동시에, 역설적으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 섹터에는 강력한 모멘텀이 되고 있습니다. 다행히 유가가 일시적인 진정세를 보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반복될 지정학적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자립과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수적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흔히 "재생 에너지는 보조금 없이는 비싸서 못 쓴다"는 비판이 많지만, 과연 우리가 현재 누리는 화석 연료의 가격은 정말 저렴한 것일까요? 최근 세계은행(World Bank)과 IMF 경제학자들이 발표한 보고서(Black et al., 2026)를 바탕으로, 화석..
요즘 시장을 보고 있으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예전에는 시장이 완만하게 변했다면, 이제는 모든 것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다. 말 그대로 '초고속'이다. 1. 주식 시장: 계단은 없고 엘리베이터만 있다최근 S&P 500 지수는 몇 주 만에 10% 가까이 하락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순식간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5~10% 하락한 뒤 단 11거래일 만에 다시 사상 최고치를 찍은 것은 지난 10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보통 주식 시장은 "계단으로 올라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다"고들 한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은 달랐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가,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V자 반등'이 일상이 됐다. 2018년 미니 약세장, 2020년 코로나 폭락장(역사상 가장 빠른 회..
한동안 금 투자의 교과서는 단순했다. 미국 10년 실질금리가 내려가면 금을 사고, 올라가면 팔아라. 기회비용 논리다. 금은 이자를 주지 않는 자산이니, 실질금리가 높을수록 금을 보유하는 데 따르는 기회비용이 커진다. 이 원칙은 수십 년간 놀라울 정도로 잘 작동했다. 그런데 2022년을 기점으로 이 관계가 완전히 무너졌다. 전통적 공식의 붕괴2022년 이후 미국의 실질금리는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속도로 급등했다. 연준의 공격적 긴축 사이클이 실질금리를 마이너스 영역에서 +2%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과거 공식대로라면 금값은 폭락했어야 한다. 실제 일어난 일은 정반대였다. 금값은 $2,000선을 돌파하더니 멈추지 않고 $3,000을 넘어섰다. 실질금리와 금값의 역상관관계는 차트 위에서 눈에 띄게 어긋나기 시작..
하워드 막스는 틀리는 일이 드물다.1980년대 하이일드 채권의 태동기부터, 2000년대 닷컴 버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제로금리 시대의 과잉투자까지. 그는 매번 "다들 흥분할 때 조심해야 할 이유"를 냉정하게 짚어냈다. 그런 그가 이번엔 프라이빗 크레딧, 특히 다이렉트 렌딩(Direct Lending) 시장에 경보를 울렸다. 2026년 4월 9일 공개된 Oaktree 메모의 제목부터가 직접적이다. "What's Going on in Private Credit?" 아래의 링크에서 원문을 확인할 수 있다원문 링크: https://www.oaktreecapital.com/insights/memo/whats-going-on-in-private-credit 크레딧 시장, 반세기의 진화막스는 메모..
작년 이 블로그에서 올린 글을 다시 돌아보자.https://snowball72.tistory.com/155 연준의 대차대조표로 읽는 유동성 (feat. 8월 부채한도)최근 미국 부채가 3천조원이 되었고 특히 8월이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무역협상 이슈는 더 이상 시장에서 중요하게 보지 않는 상황에서 8월에 2조 1천억 달러(약 3천조원)의 국채가 한꺼snowball72.tistory.com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되면 2조 달러 이상의 국채가 시장에 쏟아지고, 역레포 완충재가 소진된 상태에서 TGA 리빌드까지 겹치면 은행 지준금이 급격히 말라붙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2023년에 같은 일이 있었고, 그때 10년물 금리가 3.4%에서 5%까지 올랐던 선례도 살펴봤다. 역레포 잔고도 낮은 상태라 과거보다..
요즘 뉴스를 보면 온통 불안한 이야기뿐이다. 관세 전쟁, 금리 충격, 인플레이션, 지정학 리스크… 한국에서 미국 경제를 바라보면 "이제 슬슬 끝 아닌가?" 싶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 숫자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실업률 하나만 본다면....위 차트를 한번 찬찬히 살펴보자. 1948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실업률의 흐름인데, 빨간 선이 바로 5% 기준선이다. 이 선 아래에 있다는 건 노동시장이 건강하다는 신호로 흔히 해석된다. 역사적으로 이 선 아래를 오래 유지하기란 쉽지 않았다. 오일쇼크, S&L 위기, IT 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올 때마다 실업률은 어김없이 치솟았다. 그런데 딱 한 구간이 눈에 띈다. 2015년 가을 이후, 실업률이 5% 아래에서 125개월째 유..
"나는 분산투자 했는데 왜 다 같이 떨어지지?"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가진 투자자들이 공통적으로 겪은 경험이다. 주식도 채권도 동시에 하락하면서, 글로벌 60/40 포트폴리오는 약 -8%의 손실을 기록했다. 분산투자의 기본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 원래 60/40 포트폴리오의 논리는 간단하다. 경기가 나빠지면 주식은 떨어지지만, 그때 금리도 내려가고 채권 가격은 올라가서 손실을 상쇄해준다. 이 구조가 1990년대 이후 약 30년간 작동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메커니즘이 무너졌다. 왜 주식과 채권이 같이 떨어지나이유는 하나다. 지금은 두 자산이 동일한 변수, 즉 금리(할인율) 에 의해 함께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주식 하락은 주로 '경기 침체 우려'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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