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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해외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할 때, 환율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환율은 단순히 금융시장의 흐름에 그치지 않고, 각국의 경제 상황, 정치적 변화, 그리고 글로벌 외교 이슈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해외 투자를 고려할 때는 환헤지와 환노출 중 어떤 전략을 선택할지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환헤지와 환노출의 개념을 깊이 있게 탐구하고, ETF 투자 시 유의해야 할 사항들을 살펴보겠습니다.
급증하는 해외 투자 열풍
2023년 말 기준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보관 잔액은 약 1,14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전체 민간 투자주체의 해외주식 투자 잔액의 약 41%를 차지하며, 2014년 말과 비교했을 때 무려 7배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2020년 이후로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는 급격히 증가하여, 연평균 약 42%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증가세는 최근 해외주식 투자 확대의 주된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는 직접투자 방식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3년 말 기준,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직접투자 비중은 전체 보관 잔액의 약 67%에 이르고 있습니다. 특히 2018년 해외주식형 펀드의 비과세 혜택이 종료된 이후, 직접투자의 확대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직접투자 잔액은 연평균 52%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최근의 투자 확대는 주로 직접투자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환헤지와 환노출: 그 차이를 이해하자
해외 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환헤지와 환노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환헤지는 '환(換)'과 위험 회피를 의미하는 '헤지(hedge)'의 결합어로,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제거하는 전략입니다. 반면, 환노출은 환헤지를 하지 않고 투자하는 방식으로, 환율 변동에 그대로 노출됩니다. 예를 들어, 동일한 ETF에 투자하더라도 환헤지형 상품은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ETF의 가격이 움직이며 환율 변동에 신경 쓰고 싶지 않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물론, 환헤지 비용이 추가되지만, 이러한 ETF는 이름에 ‘(H)’ 표시가 되어 있어 쉽게 식별할 수 있습니다. 반면, 환노출형 상품은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뿐만 아니라 환율 변동까지 ETF의 가격에 영향을 미칩니다.
같은 기초지수를 기반으로 하지만 환헤지 여부가 다른 두 ETF에 각각 투자했다고 가정해봅시다. 만약 투자 기간 동안 환율 변동이 크지 않았다면 두 ETF의 수익률은 유사할 것입니다. 그러나 환율이 크게 변동할 경우, 두 ETF의 수익률 차이는 커질 것입니다.
환노출 선호의 증가
과거에는 국내 투자자들이 주로 환헤지를 선호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환헤지에 드는 비용과 그로 인한 수익률 저하 때문에 환노출을 선택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흥국 ETF의 경우, 신흥국 통화는 환헤지 비용이 높습니다. 이는 달러 같은 주요국 통화보다 유동성이 낮아서 대부분의 경우 원화에서 달러로, 그리고 다시 신흥국 통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증가하게 됩니다. 둘째로, 분산투자 개념에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환노출이 글로벌 분산투자의 본질에 더 부합한다는 의견도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환헤지와 환노출: 정답은 없다
환율 가치 상승을 투자 전략의 일환으로 삼고자 한다면 환노출형 ETF가 적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환율 예측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예상이 빗나갈 수 있는 리스크를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기축통화인 달러와 여러 신흥국 통화 등 다양한 통화 종류, 그리고 주식과 채권 등 자산군별로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환헤지와 환노출의 투자 성과는 금융위기 전후로 상이하게 나타납니다. 이로 인해 여전히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며, 주요 기관투자자들도 각기 다른 환 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직까지 일관된 '정답'은 없다고 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환노출형 ETF와 환헤지형 ETF
환헤지 ETF는 해외 주식형 ETF뿐만 아니라 원자재 ETF, 채권 ETF 등 여러 유형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원자재 ETF는 대부분 환헤지 ETF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원자재 가격이 대개 달러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때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원자재 ETF의 전체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환헤지형 ETF라 해도 100% 정확한 환헤지가 이루어지기는 어렵습니다. ETF에 포함된 원화 자산의 가치가 매일 변동하기 때문에, 그에 맞춰 환헤지 수준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결론
투자 대상 국가의 환율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 환노출형 ETF를, 그렇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면 환헤지형 ETF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환율 예측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므로 지나치게 확신하거나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공격적인 투자는 피해야 합니다. 어떤 전략을 선택할지는 투자자의 목표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장기적인 투자관점에서 안정적인 복리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변동성을 낮추는게 목적이라면, 환노출 전략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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