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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막스는 늘 군중 심리와 투자 트렌드의 과열을 경계하라고 말합니다. 최근 미국 시장을 보면 그의 조언이 절실히 떠오릅니다. ETF가 마침내 상장 주식 수를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수치만 보면 흥미로운 현상이지만, 그 속에는 구조적 변화와 투자자에게 주어지는 새로운 과제가 숨어 있습니다.

 

4,300개 ETF vs. 4,200개 주식

모닝스타(Morningstar)에 따르면 현재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는 약 4,300개, 개별 주식은 4,200개 수준입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ETF는 전체 투자상품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지금은 전체 펀드 시장에서 비중이 25%를 차지할 정도로 팽창했습니다.

이제 투자자가 마주하는 메뉴판은 더 이상 소수 정예의 종목이 아니라, 끝이 안 보이는 ETF 목록입니다. 선택지가 늘어난 만큼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모른다’는 투자자의 혼란도 커지고 있죠.

 

ETF vs. 주

 

ETF의 진화와 경쟁

ETF가 대중화된 초기에는 단순히 S&P500이나 나스닥을 추종하는 ‘시장 복제 상품’ 혹은 '인덱스 추종"이 중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양상입니다.

 

- 단일 종목 ETF : 애플 한 종목만 담는 ETF

- 레버리지·인버스 ETF :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

- 테마 ETF : AI, 반려동물, 대마, 정치적 이슈까지

- 커버드콜 및 파생상품 활용 ETF : 콜옵션 매도 전략을 통해 배당 수익을 추구하는 ETF

 

경쟁이 치열해지자 운용사들은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상품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다양성이 곧 복잡성으로 이어지고, 초보 투자자가 ETF의 구조와 리스크를 이해하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숫자가 보여주는 과열

올해 상반기에만 신규 상장된 ETF는 469개, 하루 평균 4개씩 나온 셈입니다. 특히 6월 한 달 동안만 108개가 새로 출시되며 역대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반면 전통적인 뮤추얼펀드나 폐쇄형 펀드는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이렇게 빠르게 늘어난 상품 중 상당수는 비슷한 전략, 유사한 이름을 달고 있습니다. 실제로 비트코인 ETF만 70종 가까이 존재하고, 그중 3분의 1이 올해 새로 등장했습니다. 지속적으로 투자자의 관심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품은 결국 시장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구분 2025년 중반 기준 수치 주요 특징 및 비고
미국 ETF 총 수 약 4,300개 상장 주식 수(약 4,200개)를 처음으로 상회
미국 상장 주식 수 약 4,200개 ETF 수 증가로 투자자 선택 폭이 넓어짐
2025년 상반기 신규 ETF 출시 481개 전년 대비 약 68% 증가, 하루 약 4개의 ETF 출시
글로벌 신규 ETF 출시 수 (6월 기준) 1,308개 미국 481개, 아시아 태평양 제외 일본 399개 포함
ETF 총 자산(AUM, 전 세계) 약 17조 달러 2024년 말 대비 14.5% 증가, 자산 증가 추세 지속
ETF 투자상품 비중 전체 투자상품 중 약 25% 10년 전 9%에서 크게 확대됨

 

 

많다고 좋은 게 아닙니다.

문제는 선택의 과잉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스스로 투자 상품을 고르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은 2009년 40%대에서 현재 25%까지 줄어들었습니다. 너무 많은 옵션 때문에 오히려 누군가의 조언에 의존하는 시대가 된 것이죠.

 

비슷한 상품이 넘쳐나고 새로운 ETF를 놓치지 않으려면 꾸준히 시장을 확인해야 하는데, 이는 시장의 ‘속도’를 빠르게 만들면서 투자자의 부담과 스트레스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점은,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ETF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잠깐 주목받다가 결국 퇴출되는 상품도 많습니다. 따라서 수많은 ETF 중에서 선택할 때는 ‘세금 효율성’과 ‘운용사의 신뢰성’을 반드시 살펴야 합니다. 특히 테마형 ETF는 초기에는 인기를 끌지만, 유동성이 낮고 장기 성과가 불확실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복잡한 구조의 새로운 ETF에 투자하고 싶다면, “새로 나왔으니 투자할까?”가 아니라, “이 ETF가 10년 후에도 존재할까?”라는 질문을 먼저 던지는 게 현명한 자세일 것입니다.

 

마치며

마지막으로, ETF 수가 주식 수를 넘어섰다는 사실에 놀랄 수 있지만 앞으로도 더 많은 ETF가 등장할 것입니다. 이는 투자 산업의 판도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왜 대부분 지수 추종 ETF를 활용하는 투자가 장기적으로 스트레스를 줄이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끝없는 선택지 중에서 무엇을 고르고 무엇을 걸러낼지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서, 복잡하고 일시적인 유행에 휩쓸리는 신규 ETF보다는 기존의 안정적인 인덱스 추종 ETF로 분산 투자하는 것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과 성과를 높이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