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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보면 온통 불안한 이야기뿐이다.

 

관세 전쟁, 금리 충격, 인플레이션, 지정학 리스크… 한국에서 미국 경제를 바라보면 "이제 슬슬 끝 아닌가?" 싶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 숫자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실업률 하나만 본다면....

위 차트를 한번 찬찬히 살펴보자.

 

1948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실업률의 흐름인데, 빨간 선이 바로 5% 기준선이다. 이 선 아래에 있다는 건 노동시장이 건강하다는 신호로 흔히 해석된다.

 

역사적으로 이 선 아래를 오래 유지하기란 쉽지 않았다. 오일쇼크, S&L 위기, IT 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올 때마다 실업률은 어김없이 치솟았다.

 

그런데 딱 한 구간이 눈에 띈다.

 

2015년 가을 이후, 실업률이 5% 아래에서 125개월째 유지되고 있다.

 

현대 경제사 최장 기록이다.

 

 

그래도 코로나 때 14% 찍었잖아요

맞다. 2020년 초, 실업률은 순식간에 14%까지 튀어올랐다.  

 

하지만 그 충격의 성격이 달랐다. 신용 시스템이 무너진 게 아니었다. 은행이 흔들린 것도 아니었다. 정부가 기업에게 "문 닫지 말라"며 돈을 뿌렸고, 개인에게는 "일하지 않아도 된다"며 실업급여를 얹어줬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셧다운이었고, 노동시장은 거짓말처럼 빠르게 회복됐다.

 

물론 반론도 있다. "정부가 그 돈을 안 풀었으면 경기 사이클이 자연스럽게 꺾였을 것" 이라는 주장이다. 일리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2009년 이후 진짜 경기침체는 없었다. 신용 사이클 붕괴도, 금융위기도 없었다.

 

 

숫자로 보면 더 놀랍다

2009년 이후, 진짜 경기침체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신용 사이클의 붕괴도 없었다. 금융위기도 없었다.

 

주식시장은 지난 17년 중 단 두 해만 하락했다. S&P 500은 2009년 초 이후 연평균 약 14%씩 상승해왔다.

 

경제는 온갖 역풍을 뚫고 계속 성장했다. 9%에 달하는 인플레이션, 연준의 금리 0%→5% 급등, 관세 충격, 전쟁, 에너지 위기까지. 그 모든 것을 견뎌냈다.

 

최소한 이것만큼은 말할 수 있다. 이 경제 호황은, 쏟아진 역경의 무게를 감안할 때,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팽창이다.

 

 

 

 

그래서 지금 어떻게 봐야 할까

2009년 이후, 미국 경제의 붕괴를 예언한 전문가들은 수없이 많았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 처참하게 틀렸다.

물론 사이클은 반드시 돌아온다. 

 

언제, 무엇 때문에 꺾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균열이 생길 수도 있다. 어쩌면 진짜 경기침체가 머지않아 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과연 문제일까?

 

적어도 연금계좌로 투자하는 사람에게는, 경기침체 자체가 공포의 대상일 필요가 없다.

 

연금계좌의 본질은 20년, 30년 후의 나를 위한 것이다. 지금 시장이 흔들린다면, 그건 더 싼 값에 자산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단기적으로 사이클을 맞추려는 사람은 항상 틀렸다. 장기적으로 사이클을 버텨낸 사람은 대부분 이겼다.

 

연금계좌는 그 버팀의 구조를 제도적으로 만들어주는 도구다. 지금 당장의 시장 소음에 흔들리기보다, 16년째 굴러가고 있는 이 경제의 관성을 조용히 등에 업는 것이 낫지 않을까.